내가 리시리섬으로 향했을 때의 이야기다. 당시 나는 본가에서 쫓겨나 계절이 여러 번 지나도록 홋카이도의 별장에 갇혀 지내야 했다. 압박이 심했을 때는 몇 달이나 갇혀 문틈에 앉은 작은 새나 고양이를 지켜보는 게 고작이었다. 도쿄에서 온 아가씨가 방 안에 갇혀 엄격한 신부 수업을 받거나, 고리타분한 별장의 주인이자 사촌 되는 이과 식사마다 매번 이야기를 나누었으니, 하인들도 측은지심을 갖기 마련이었다. 오지랖이 넓은 하인은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 몰래 별장 밖의 세상을 안내해 주곤 했다. 처음 별장 밖에 발을 내디뎠을 때 보았던 것은, 리시리산―당시에는 섬이 아니라 산만이 존재하는 줄 알았다.―이었다. 계절에 따라 색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리시리섬을 바라보는 게 삶의 유일한 즐거움이었다. 창 너머로..